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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장 기고] Ethics & Compliance: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
본 기고문은 지속가능기업윤리소장 서강대 박영석 교수가 국민권익위원회 기업윤리
브리프스 2016-10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mynewsletter.co.kr/acrc/201610/pdf.pdf
Ethics & Compliance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
Q1. 기업윤리의 측면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는 ‘법규준수’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법규준수’로만 이해하면, ‘법에서 정하고 있는 것’만 지키면 된다는 식으로 암묵적인 범위를 형성하기 쉽다. 이러한 소극적 생각은 기업이 지향하려는 컴플라이언스 가치(compliance values)보다는 영업활동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기술(compliance skills)을 강조하기 쉽다. 왜냐하면 법의 특성상, 빠져나갈 길이 있는 ‘회색지대(gray area)’는 언제나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규준수로 이해한 컴플라이언스는 법규의 회색지대로 인해 ‘윤리의 가치’보다는 ‘우회의 기술’을 실무적으로 강조하기 쉽다.
반면, 컴플라이언스를 ‘규범준수’로 이해하면, 컴플라이언스 가치를 윤리적인 측면에서 고민하게 만든다. 법조항이 아니라 규범준수를 외치는 임직원들은 기업의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가치(Ethics & Compliance Values)를 강조하고 법규의 회식지대에서도 기업가치와 기업윤리(Business Ethics)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컴플라이언스 기술과는 다른 차원의 기술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업윤리 차원에서 규범준수를 위해서는 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법적 규제조항의 요구에 따라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임직원의 의무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이른바 ‘법정교육의 시대’가 도래하여 기업은 임직원에게 일정 수준의 법정의무교육을 실시하지만, 교육생들은 해마다 한번 이상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교육 수준으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컴플라이언스 교육이 판에 박은 윤리강령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라면 컴플라이언스 문화를 만들고 기업윤리가 생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Q2. 기업은 왜 컴플라이언스 문화를 필요로 하는가?
글로벌 차원에서 부패방지법의 문턱이 높아짐으로써 기업 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없다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단순히 좋은 프로그램만 갖췄다고 곧바로 윤리경영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은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문화(Ethics & Compliance Culture)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가치를 행동코드화 하여 전 임직원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이 법규의 회색지대에서 그릇된 의사결정과 영업활동으로 인한 위험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도록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컴플라이언스 가치를 윤리적인 측면에서 재해석할 수 있도록 계층별, 부서별, 업무별로 세분화하여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플라이언스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는 임직원의 잘못된 행동원칙을 바로잡고 소비자의 신뢰와 평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단기적인
영업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문화는 직원들에게 편법이나 탈법도 용인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기업의
전 직원이 도덕적 인간으로서 규정과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고, 이런 통제되지 않은 직원은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윤리경영의 장기적 비전을 가진 훌륭한 기업은 직원들이 컴플라이언스 문화를
바탕으로 뇌물과 부패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신이 다니는 기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만든다. 가치추구 교육으로
완성된 컴플라이언스 문화는 뇌물수수 비용 및 위법행위 적발에 따른 벌금이나 과징금을 없애 기업재무상황을 개선시키고, 최고경영진부터 실무자까지 청렴이나 투명성과 같은 기업의 핵심가치로 믿고 소통할 수 있게 만든다. 기업 불신의 시대에 컴플라이언스 문화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기업 최고의 상품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