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26] <11회> 김영란 석좌교수가 말하는 윤리특강 "부패 패러독스를 넘어서" --- 강연교안 첨부.

by 관리자 posted Apr 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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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3월 26일, 경영연구소/지속가능기업 윤리연구센터는 前국민권익위원장 김영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님을 모시고  "부패 패러독스를 넘어서" 라는 주제로 윤리특강을 실시하였습니다. 


■ [SBERI] 2015년 3월 윤리특강 강연자료 
   강연교안 : 부패패러독스를 넘어서-윤리특강(2015.3.26).pdf

Weekly 서강소식(2015.3.31)에 실린 김영란 석좌교수님의 윤리특강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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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실이 빼곡히 들어찼다. 자리가 없어 계단 위에 걸터앉은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필기를 할 노트북, 수첩 등을 앞에 두고 두 눈을 반짝였다. 잠시 후 김영란 교수가 들어오자, 소란스럽던 실내가 잠잠해지고 기대에 찬 눈빛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3월 26일(목) 본교 바오로 경영관(PA관)에서는 ‘부패 패러독스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김영란 석좌교수의 특강이 열렸다. 前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영란 교수는 요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을 최초로 제안한 만큼 세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특강에는 본교 학생들과 교수들이 상당수 참석하여 그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그는 ‘부패 패러독스’ 개념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약간의 부패를 통해 국가 경쟁력이 더 올라가고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부패에 대한 긍정론과 ‘부패가 국가 경쟁력과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라는 부정론이 공존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부패 패러독스라 한다. 또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기준으로 사회의 발전 단계를 ▶ 사적신뢰만 존재하는 원시시대 ▶ 사적신뢰가 공적신뢰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 ▶ 사적신뢰와 공적신뢰가 비슷한 사회 ▶ 공적신뢰가 근간이 되는 사회로 구분해 설명하면서, 현대 사회는 공적신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영란 교수는 “사적신뢰가 만연한 사회에 대해서는 부패가 어느 정도 묵인된다. 하지만 공적 신뢰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부패는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내의 기존 공직 윤리제도 등을 살펴보았을 때, 우리나라 역시 사적신뢰만이 지배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공적신뢰를 좀 더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김영란법의 주요 목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김영란법은 결코 부정청탁과 관련한 인물들을 처벌하려는 게 주요 목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법관 재직 시절, 공직자들에 대한 직접적 혹은 제 3자를 통한 간접적 청탁 요청을 빈번하게 보아왔다던 그는, 이러한 청탁을 거절할 수 있는 근거를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영란 교수는 “문화를 바꾸는 것에 대해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 의문을 던졌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공적인 ‘신뢰’를 높이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며, 공공 기관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업 등 사회 전반적으로 이러한 공적신뢰가 적용되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강의를 끝마쳤다.

글     │ 김수지(학생기자, 아텍, 13) dialwn@sogang.ac.kr

사진  │ 최근우 (학생기자, 사회 10) chris8643@sogang.ac.kr

김영란 석좌교수의 윤리특강(2015.3.26) '부패 패러독스를 넘어서' 관련 언론소개


[1] 김영란 "왜 김영란법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연합뉴스, 2015.3.26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3/26/0200000000AKR20150326187500004.HTML?input=1195m


[2] 김영란 "김영란법 경제에 타격 NO ... 시각 전환해야", 이투데이, 2015.3.27



[3] "사적 친분 중심의 원시시대가 아니다" 김영란 "빽문화 바꾸자는데 왜 두려워하나", 국민일보, 2015.3.27 

■ 학생 감상문


▶정치외교학과 성시훈(20090495)


"기업윤리 특강: 부패패러독스를 넘어서(김영란 법 관련)"

   기업윤리 수업의 일환으로 김영란법의 발의자이신 김영란 석좌교수님이 특강을 진행했다. '부패패러독스를 넘어서'라는 주제였는데, 공직자부패방지법(김영란법)의 취지와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 내용과 적용범위 등에 관한 특강을 상세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이 특강을 듣기 전까지는 법의 내용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했던 점도 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연일 언론을 통해 김영란법을 접할 때마다 왜 저렇게 소란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강을 듣고 난 뒤에 언론매체를 통해 관련기사를 찾아본 결과, 특강에서 말씀하신 입안 취지와는 이 법이 상당히 다르게 조명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명히 같은 법을 놓고 다른 설명을 하실 이유는 없을텐데, 이해관계에 따라 같은 법에 대해 조명하는 부분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강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대법관을 지낸분이라 그런지 말씀이 아주 조리있고 설명도 직관적이라 '다른 사람들은 이걸 왜 발의자의 의도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특강에 따르면 김영란법은 부정청탁이 문화화된 한국사회에서 공적/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된 최소한의 법적장치이다. 강의 내용에 따르면 현재 한국 사회는 사회적 신뢰가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청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습처럼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공정성과 같은 사회적 신뢰에 대한 불신을 인맥 등과 같은 개인적 신뢰로 대체하여 불안감을 없애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이 법은 부정청탁 및 뇌물수수시 처벌조항보다는 책임회피(면책조항)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부정청탁이나 커넥션 형성을 위한 뇌물이 들어왔을 경우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핑계를 대며 서로 얼굴을 붉힐 일 없이 거절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부정청탁이 서로 윈윈이 되는 문화에서 부정청탁이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문화로 이행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의 동기요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 법의 논리를 따라가면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행동을 유도하여 공적영역에서의 신뢰가 점차적으로 회복되는 선순환구조로 나아갈 수 있다.

 

  이 특강에서 나와 내 친구가 공통적으로 가진 의문이 있었다. 이 법의 입안취지는 법을 통해 사회악인 청탁문화를 근절하고 사회의 기본적인 신뢰관계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반발이 극심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 법이 일반 사람들의 행동이나 문화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있을지가 궁금했다. , 다시 말해 실제 한국은 관습(?)이 헌법의 상위에 있다고 여길 정도로 유도리와 융통성이 중시되는 나라인데 이 법안이 취지대로 사회구성원의 행동을 변화시켜 신뢰의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이 법에서 꼼수로 빠져나갈 수 있는 상식적인 여지가 있을 수 있지 않나?’하는 의문 때문이다. 기업윤리 수업시간에 나온 해외의 꼼수를 살펴보면 저녁접대에 불참한 직원의 이름을 영수증 올리는 식으로 인당 식대를 3만원 이하로 낮출 경우, 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회피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여러 기발한 방법으로 회피가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이 법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직접적인 행동변화를 유도하기는 어려운 게 아닐까. 다리가 한 개인 나라에서 두 발로 걷기를 요구하는 법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특강의 시간관계상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다른 학생의 비슷한 질문에 대한 김영란 석좌교수님의 답변을 통해 궁금증이 약간이나마 해소되었다. 교수님의 답변에 따르면 이 법안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게 아니며, 미시적인 부분부터 변화시키기 위해 시작한 법안이다.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행동변화를 통해 사회 전체를 점차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이 법의 목표이다. 법을 구상할 당시에는 이 법을 통해 모든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를 하고 싶었지만, 단계적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셨다. 대답에 완전한 만족은 할 수 없었지만 납득은 할 수 있었다. 예상되는 반발을 무시할 수 없어 적당한 선에서 절충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대답하신 내용은 아니었지만, 교수님의 확신에 찬 강의에서 앞으로 공적영역에서의 신뢰가 이 법 하나로 회복되리라는 보장도 없으니, 이 법을 머릿돌로 삼아 다른 시도를 지속하겠다.’라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특강을 듣고 김영란법에 대한 입법취지와 문제의식에 대해 충분히 공감이 되었으며, 의도가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한국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공정함이 회복된 사회에 대한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특강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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